이른바 작가병이 도졌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어서 도피하려는 건지 진짜로 다시 글을 쓰고 싶어서인지 따져 보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109
역시 루틴이 중요했다. 일할 때 마시는 음료, 글이 잘 안 써질 때 듣는 음악 리스트, 하루에 정해 놓은 웹 서핑 시간, 구상을 위한 산책로 발굴 등 효율적인 글쓰기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놓고 일상의 루틴을 실천해 나갔다 111
작가는 책상에 붙어 지내는 시간이 많기에 가능하다면 매일 일정 시간 육체노동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육체를 쓰며 잠시 머리를 쉬게 해 주어, 꼬이고 엉켜 있는 창작의 매듭을 느슨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125
나는 하나라도 더 고치고 다듬어 1월 5일에 퀵비도 아낄 겸해서 제본고를 들고 직접 신문사로 행했다 173
(소설)A4 용지 120장은 채워야 장편 분량이 나온다. 증평에거 무조건 초고를 뽑아 가기로 작정했던지라 하루에 A4 3장을 목표로 썼다. 3장*45일=135장. 오케이. 이후에 수정해 가면서 120장으로 줄이면 못 써먹을 초고는 아닐 거라 여겼다.
하루에 반드시 채워야 하는 '3장'. 이를 위해 이마에서 피가 나는 느낌으로 매일 열 시간씩 모니터를 보며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다 208
이처럼 지원서를 쓸 때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의지와 의욕, 열정을 담아 써 내려간다. 심사하는 분들이 읽을 때 이 사람 여기 안 뽑아 주면 병나겠네, 라고 느낄 정도로. 212
순식간에 45일이 지나갔다. 가지고 간 초고를 지지고 볶고 두루치기하고 꼬고 비틀고 담그고 숙성시켰다 213
(....)그것을 프린트해서 우편으로 보냈다. 편하게 메일로 보내지 않은 것은 이 작품을 한 분사장이 일반 투고작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냉정히 읽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224
이 '3장 법칙'은 지금도 유효하다. (....) 그렇다. 프로작가가 되려면 하루에 최소 3장은 써 줘야 겨우 밥벌이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228
이곳에서 지내며 산책의 중요성을 더욱 느꼈다.(....) 글이 안 써질 때마다 머리를 식히고 돌아와 다시 쓰곤 했다. 235